“우리는 우리아이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던진 질문이다. 교황의 질문처럼 지속가능한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사회적경제기업은 지속가능한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에 시장경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지속가능한사회를 만드는 기업이 살아남아야 사회가 유지된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차정몽구재단은 ‘H-온드림(이하 온드림)’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한다. ▲재정 ▲경영 ▲판로확보 등을 통해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육성한다.
2012년 시작돼 8년째 진행되고 있는 온드림은 각 기업 역량에 따라 ▲초기 인큐베이팅 그룹 ▲성장기 엑셀러레이팅 그룹으로 분류해 12주간 기업의 창업과 경영 전반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232개의 기업을 지원했고, 85%의 기업이 생존해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 창출 △환경문제 해결 △사회적 안전망 확충 등을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매년 ‘온드림 데모데이’를 열고, 성장기 엑셀러레이팅 그룹으로 분류된 기업들의 사회문제 해결 활동의 성과 등을 발표한다. 전문 벤처 투자가가 기업별로 조언하는 시간도 갖는다.
올해에는 지난 23일 온드림 데모데이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총 5개 기업이 그간의 성과와 목표를 공유했다.
세계적으로 환경문제 관심↑…사회적경제기업도 ‘환경문제’에 집중
최근 미세먼지, 잦은태풍, 길어진 장마, 건조한 날씨로 인한 산불 등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발표한 5개 기업 중 3개기업이 환경문제 해결과 관련된 활동에 대한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닥터노아는 대나무 칫솔을 만들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한다. 일반 칫솔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는데, 이렇게 매장되는 칫솔 플라스틱만 1년에 60만톤에 달한다. 매장된 후에도 썩지 않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아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박근우 닥터노아 대표에 따르면 소금의 40%, 물고기의 1/4에서 플라스틱이 발견된다.
닥터노아는 자동차 본넷 제작에 쓰이는 핫프레싱 기술로 대나무 칫솔을 만든다. 열과 압력을 이용한 방법으로 플라스틱 칫솔의 미세모와 별 차이 없는 기술을 구현했다. 현재까지 약 40만개의 칫솔을 판매했고, 이후 해외시장에 진출해 플라스틱량을 줄여나가려는 목표도 갖고있다.
▲밸리스는 생태계 교란어종 ‘베스’를 재료로 반려동물의 간식을 생산한다. 베스를 이용한 사료개발료 생태계를 회복한다는 것이 밸리스의 목표지만, 넓게 보면 세금을 아끼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서정남 밸리스 대표는 “우리나라는 연간 100억원을 들여 베스 수매사업을 펼치는데, 밸리스가 성장하면 이 작업에 들어가는 세금을 아낄 수 있다”며 “매출 규모가 상승하면 수익금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에 기부하려 한다. 수익상승이 곧 사회적가치의 실현으로 이어지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브로컬리컴퍼니는 지역이 생산하는 농산물로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포장용기를 옥수수 유래 성분으로 만들고 병충해로 버려지는 복숭아를 원료로 삼는다. 지역과 상생 및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지속가능한사회를 창출한다.
특히 브로콜리컴퍼니는 최근 주목받는 비건뷰티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비건뷰티는 공장식 축산과 동물실험을 지양하는 화장품 산업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비건뷰티에 관심을 보이며, 브로콜리컴퍼니의 첫 크라우드펀딩에 적극적으로 팜여하며, 목표 금액의 5000%를 달성했다. 김지영 브로컬리컴퍼니 대표는 “지역과 협력하고 환경오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면서 전체 매출의 10%는 지역에 환원한다”며 “우리기업의 목표가 소셜 임팩트를 만들어야 하는 현재의 공동체 정신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발표한 기업 중에는 ▲오파테크(시각장애인을 위한 1인용 점자 학습기 개발 기업) ▲엔블리스컴즈(습관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자기계발 SNS 어플리케이션 제작사) 등이 발표했다.
“공공·민간 등 다양한 분야의 조직이 동참하면 사회적가치 파급력 강해진다”
기업발표가 끝나고 김상준 이화여대 교수는 공공과 민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함께해야 한다는 ‘콜렉티브 임팩트’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콜렉티브 임팩트란 여러 조직이 동참하는 방식으로 사회적가치를 확대하는 현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행사를 진행한 온드림 사례를 볼 수 있다. 온드림은 사업초기 취약계층 고용을 시행하는 기업들을 주로 지원했다. 하지만 고용효과가 높아지면서 다른 가치는 소외됐다. 이후 온드림은 고용창출을 포함한 여러종류의 사회적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 다양한 분야의 단체와 협력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가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을 지원했다. 그 결과 온드림은 고용창출 이외에 환경오염,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날 발표한 5개 기업들은 온드림의 지원으로 매출과 사회적가치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공통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모델은 다르지만 기업 모두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 김상준 교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사회적가치를 만들 수 있다”면서 “온드림이 콜렉티브 임팩트를 통해 사회적경제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