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는 한국사회에서 취약계층 중심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등 공공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영역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지속가능하려면 인재 양성이 필수로 꼽힌다.
사회적경제 선도대학은 대학에서 대학(원)생 등 사회적경제 분야 종사자를 육성하는 사업이다. 사회적경제 주요 인력의 전문인재화를 통해 사회적경제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려고 진행한다. 2013년 3개 대학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9개 대학에서 1067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올해는 사회적경제 선도대학으로 가톨릭대, 성공회대, 군산대, 상지대 등 4곳을 추가선정했다.
5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는 사회적경제 선도대학 지원 9년차를 맞아 대학 사회적경제 교육의 성과를 짚어보고 사회적경제 인재양성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경제 선도대학협의회, 사회적경제 대학협의회가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국 각지에 위치한 사회적경제 선도대학 11곳의 교육담당자가 참석했다. 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사회적경제 선도대학은 사회적경제 정신을 밑거름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다양한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체”라면서 “이들이 사회적경제 변화 흐름에 앞장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교육대상이 필요한 교육받을 수 있어야... 표준역량체계 구축 강조
김혜원 한국교원대 교수는 ‘사회적경제 교육의 현황과 그것의 함의로서 대학교육’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교육운영기관, 교육전문기관, 사회적경제 관련 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개선점을 짚었다.
먼저 사회적경제 교육이 대상별 교육자원 배분이 잘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경제 교육의 대상자는 창업자, 사회적경제조직 재직자, 일반시민 등으로 나뉘는데, 재직자 대상 교육이 너무 적다는 것.
김혜원 교수는 “사회적경제기업 재직자 교육을 지원하는 예산 및 자원투입이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동시에 재직자의 교육 참여를 제약하는 요인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무 과중에 따른 시간 부족으로 참여에 제약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업무 과중에 따른 번 아웃 현상도 많아지고 있으므로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제공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교육 내용적 측면에서도 개선점을 언급했다. 유사한 교육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그는 “표준화된 교육이 증가하면서 유사한 교육내용이 다수 소규모센터에서 양산됐다”며 “아울러 재정기관의 요구, 교육운영기관의 조정 실패 등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안으로 교육관련 기관별 역할분담을 제시했다. 그는 “평생교육기관이 중심이 돼 일반 시민 대상의 입문 수준의 사회적경제 교육을 담당하고, 광역 사회적경제지원기관은 사회적경제기업 재직자 등에 대한 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표준 역량체계를 구축해 사회적경제 역량-교육-인증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평적 역량 분야와 수직적 역량 수준에 대한 체계를 구성해 인증까지 나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체계가 마련된다면 교육프로그램 공급자들은 어떤 역량을 키우기 위해 자기 프로그램을 구성할지 고민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커리큘럼을 구성하기 용이할 것”이라며 “학습자들 역시 자신이 어떤 경로를 통해 필요한 역량을 취득할 수 있을지를 자기 주도적으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론과 현장 교육 결합해 학습시너지 극대화”
다음으로 발제한 이호 군산대 교수는 ‘사회적경제 선도대학 진행 현황과 성과, 발전방향’을 학부과정 중심으로 짚었다.
그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 기반 사회적경제 혁신적 리더 양성에 집중한 전주대, 대학인프라를 활용해 지역과 사회적경제 핵심인재를 양성한 가톨릭대 등 우수사례를 거론하며 “다양한 학습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이론 교육과 현장 중심 교육을 결합함으로써 학습시너지를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성과를 내야할 시기”라며 “다양한 성공사례를 발굴해 그 내용이 다시 교과과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장 중심 교육의 성과가 이론 교육으로 선순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민관 거버넌스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지역문제를 발굴할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한데, 이는 지역민관 거버넌스가 작동해야 가능하다”며 “사회적경제 교육이 학교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문제해결 능력, 비즈니스 모델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색에 맞는 맞춤형 커리큘럼 및 교재 필요”
김형미 상지대 교수는 ‘사회인 리더과정’을 중심으로 사회적경제선도대학 성과와 발전방향에 대해 논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사회적경제 선도대학 교육과정은 이론-실습-현장수업 등 다면적으로 설계됐다. 특히 사회인 리더과정은 사회적경제조직 최고경영자를 위해 마련한 교육과정이다.
그는 사회인 리더과정 과제로 먼저 공통교재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방대한 강의자료를 보유함에도 불구하고, 기본교재로서 ‘사회적경제 개론서’는 미발간된 상태”라며 “대학마다 특색있는 수업 콘텐츠들이 공유되지 못하고 공공기관에 묵혀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인학습자 특성을 반영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2018년부터 사회인 리더과정이 학부과정과 분리됐다. 이는 적절한 대응”이라면서 “일과 학습 병행이 가능하도록 참여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결과보고서’ 포맷이 학교마다 달라 공유와 확산이 되지 않고 있다는 현실도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각각 ▲기본교재 개발 지원 ▲조직협력과 업무조정, 연간이수 시간 조정 ▲주요 정량·정성 지표 중심 결과보고서 양식 개발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발제 이후에는 서울,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사회적경제 선도대학 참석자들이 각 대학에서 선도대학을 진행하며 느낀 바를 나누는 토론이 진행됐다.
이로운넷=진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