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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00대 협동조합은 어디? 세계협동조합모니터 발간
등록일
2022-01-26
작성자
경북사경센터
조회수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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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27378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한국 협동조합 4개 순위권
순위권 협동조합 분포 유럽·아메리카에 편중
국내도 데이터 베이스 확보 위한 노력 필요

세계협동조합모니터가 10번째 발간을 맞이했다. 2021 세계협동조합모니터 표지/출처=ICA
세계협동조합모니터가 10번째 발간을 맞이했다. 2021 세계협동조합모니터 표지/출처=ICA

세계 300대 협동조합의 현황을 분석한 '세계협동조합모니터(World Cooperative Monitor)'가 발간됐다. 2012년 첫 발간 이후 10주년을 맞이했다. 유럽이 절대 매출액(159개)과 국가경제력 대비 매출액(165개) 등 모든 기준에서 가장 많은 협동조합을 순위에 올렸고, 한국은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4곳이 등재됐다.

세계협동조합모니터는 국제협동조합연맹(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 이하 ICA)과 유럽사회적기업협동조합연구소(Euricse, 이하 유릭스)가 협력해 10년 간 진행중인 장기 프로젝트다. 매출 등을 분석한 순위 외에도 협동조합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UN의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와 연계해 살폈다. 양질의 일자리 및 경제성장(8번)과 기후변화와 대응(13번)에 집중했다. 

보고서 발간에 참여한 엄형식 국제협동조합연맹 학술국장은 “법안이나 체계의 차이에 따라 아시아나 아프리카는 연합회를, 유럽이나 미국은 그룹을 기준으로 하는 등 통계 내 포함하는 범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며 “모든 협동조합에 적용할 보편적인 기준을 마련해서 더 많은 협동조합을 포함시키는 것도 장기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위)과 대비해 국가경제력 대비 기업 매출액 순위(아래)는 국가 내 기업의 종류가 좀 더 다양해진다./출처=ICA
매출액 기준(위)과 대비해 국가경제력 대비 기업 매출액 순위(아래)는 국가 내 기업의 종류가 좀 더 다양해진다./출처=ICA

다양성 확보 위해 노력 지속...한국 협동조합 4개 순위권

세계협동조합모니터는 협동조합이 국제적인 경제주체임과 동시에 개별 규모로 지속성장하고 있다는 데이터를 발굴하고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종합 순위 외에도 농업, 금융, 교육 및 복지 등 7개 분야별 협동조합 순위도 발표했다. 한국은 농협, 수협, 새마을금고, 신협이 종합 300위 안에 이름을 올렸으며, 농협은 농업·식품 분야에서 매출액 기준 2위, 국가경제력 대비 매출액 순위에서 4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ICA는 보고서 발간 초기부터 데이터의 공신력 확보를 위해 협동조합 규모 측정에 다양한 변수를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절대값인 매출액과 상대값인 국가경제력 대비 기업 매출액으로 종합과 분야별 순위를 제공한다.

상대값인 국가경제력 대비 기업 매출액을 기준으로 측정시, 유럽 지역은 159개 기업과 15개 국가에서 165개 기업과 17개 국가로, 아메리카 지역은 95개 기업과 5개 국가에서 77개 기업과 8개 국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46개 기업과 7개 국가에서 57개 기업과 8개 국가로 순위분포가 변동됐다. 치아라 카리니 유릭스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열린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사전행사에서 “데이터 수집의 방법을 개선해 지난 모니터보다 좀 더 다양성이 담긴 산업, 국가, 지역 등의 분류와 협동조합의 현황을 살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기업이나 국가가 다양하게 반영됐지만 아직까지 절대값인 매출액 기준과 비교했을 때 편차가 작다. ICA는 이후 유럽과 미국 외 지역의 협동조합 성장과 다양한 측정 방식이 마련되면 협동조합의 성장에 유의미한 기록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엄형식 학술국장은 “국가경제력 대비 기업 매출액 기준은 해당 국가의 경제력의 변동성을 감안한다면 유의미한 수치로 볼 수 있다”며 “이후 장기적인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Getty Images Bank
/출처=Getty Images Bank

국가별 사회·경제적 특징 순위에 반영...유럽·아메리카 편중

모니터는 국가의 사회·경제적 역사에 따라 특징이 두드러졌다. 금융 분야에서는 유럽이, 농업 분야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교육 및 건강 등의 사회복지 분야의 상위권에는 남미를 비롯해 아시아의 협동조합이 분포했다.

역사적으로 금융이 빠른 시기에 발전한 프랑스의 크레디아그리콜(Groupe Crédit Agricole), 은행협동조합연합회(Groupe BPCE)나 독일에서 시작된 라이파이젠 은행(RBI(Raiffeisen Bank International) 등이 금융 분야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농업 분야에서도 산업화의 기반이 다져진 미국과 유럽의 협동조합이 약진했다. 뉴질랜드의 낙농협동조합인 폰테라 협동조합(Fonterra Cooperative Group) 미국의 낙농협동조합인 데어리 파머스 오브 아메리카(Dairy Farmers of America) 미국의 농업협동조합인 랜드오레이크스(Land O’Lakes) 등이 순위에 올랐다.

또한 남미는 의료보험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의료와 의료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들이 만든 노동자협동조합인 시스테마 유니메드(Sistema Unimed)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300개의 순위에서 유럽과 아메리카에 편중 된 지역별 편차도 확인됐다. 각 구분 기준에서 유럽과 아메리카 지역의 기업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유럽(53%, 159개) ▲아메리카(31.7% 95개) ▲아시아·태평양 지역(15.3%, 46개) ▲아프리카(0%, 0개) 순으로 기업의 분포가 나타났다. 또한 국가별 국가경제력 대비 기업 매출액 기준으로 ▲유럽(55%, 165개) ▲아메리카(25.7% 77개) ▲아시아·태평양 지역(19%, 57개) ▲아프리카(0.3%, 1개) 순이었다.

매출을 기준으로 하는 협동조합 가치측정 방식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자 간 의견이 분분하다. 협동조합의 성격, 국가별 법제 환경, 정량지표 등을 반영한 방법론적 고민을 통해 더 다양한 협동조합을 모니터에 수록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엄형식 국장은 “비서구권에도 분명 규모가 있고 성장하는 협동조합이 있지만 소속된 국가의 법안에서 표현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10년 간 진행된 모니터의 기초 자료는 이후 데이터 세분화의 방식의 방향을 제시하고 전략적인 협동조합의 발전을 고민하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제적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데이터 베이스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출처=Getty Images Bank
국제적 흐름에 대비하기 위한 데이터 베이스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출처=Getty Images Bank

국내도 데이터 베이스 확보 노력 필요...관련 수정안 1년 넘게 계류 중

“UN은 ICA와 지속가능개발목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후 지속적으로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모니터 등 협동조합 활동이 자족적인 움직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고리가 생긴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일입니다.” -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에서 브루노 롤란츠 ICA 사무총장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경제는 국제연합(UN),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후 관련된 국제적 흐름을 대비하는데 활용할 데이터베이스 축적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모니터도 각국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기존 경제 데이터베이스 ▲전국 협회 ▲연구 기관 및 기타 조직 ▲설문지 등의 방식으로 협동조합의 자료를 수집했다. 

국내에서도 데이터 확보와 성장방안 마련을 위한 협동조합기본법 수정안 마련작업이 2021년 1월 7일 행정 발의로 진행됐다. 실태조사 주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고 협동조합의 고용 및 경제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는게 주요 내용으로 포함돼 있다. 실태조사의 주기를 3년으로 변경할 시 기본계획 수립주기와 동일해져 결과의 정책적 연계 확대가 가능해진다.

또 지금은 기획재정부가 협동조합의 실태조사를 위한 과세정보와 피보험자수 등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실효적인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정안에서는 기획재정부장관이 국세청과 고용노동부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수정안은 발의 후 1년이 지났음에도 가결되지 못하고 있다. 강민수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장은 “정부의 정책방향을 설계하기 위해 통계는 중요하다”며 “국내에서도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심해지면서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통계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요도가 높아지는 협동조합 분야에 재정지원 확대의 고민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
World Cooperative Monitor 2021, ICA

 이로운넷=박초롱 기자